자녀들과 함께하는 석가 따기- 타이동(台東)의 명물 불심(佛心) 석가
타이동 기념품 하면 떠오르는 것은 단연 석가일 만큼 타이동으로 여행을 올 때면 항상 석가 한두 상자씩은 기념품으로 사 간다. 당신도 ‘석가마니아’인가? 그렇다면 다음번 타이동 여행에서는 과수원에 들어가 직접 석가를 딸 수 있는 석가 따기 체험을 해보길 추천한다.

스튜어드, 스튜어디스가 되어 멋진 유니폼을 입고 공항에 출근하는 것은 많은 이들의 로망이다. 하지만 어릴 적부터 부모님이 석가를 재배하는 것을 보면 자란 아양(阿揚)에게 가장 소중한 체험은 다름 아닌 대자연이었다. 그는 아내와 함께 항공사를 퇴사한 후 고향에 내려와 석가를 재배하고 있다. 땅과 사람에게 모두 이롭도록 농약은 쓰지 않는다.
석가는 많이 먹어봤지만 석가 과수원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농장이 1헥타르에 달할 정도로 넓은 탓에 우리가 도착하자 과수원 주인인 아양과 이자(宜佳)는 우리를 차에 태우고 과수원으로 향했다. 우리는 트럭 뒤 칸의 작은 의자에 앉아 길가 양옆에서 우리를 반겨주는 석가나무 숲을 감상했다.
삿갓을 쓰고 과수원에 들어서자 발밑에 제멋대로 자라난 잡초들이 마치 두꺼운 담요처럼 느껴졌다. 이는 아양이 초생재배 방식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제초제를 쓰지 않고 사람이 직접 뽑거나 써레로 잡초를 누르면 흙이 부드럽고 건강해지며 나무가 토양의 수분을 머금게 된다. 이곳의 석가 밭은 맑은 리자숲길(利嘉林道) 산천수로 관개를 할 정도로 풍요로운 생태 환경까지 갖추고 있다.

이어 아양은 석가를 따고 해충을 제거하고 퇴비 주는 방법을 설명했다. 정성스럽게 키운 이야기를 들으면서 평소 자주 먹던 석가가 결코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님을 알게 됐다. 석가는 과실 당도가 높아 해충에게 갉아 먹히기 쉽다. 많은 과수원 농가는 관행 농법에 따라 농약을 뿌려 해충을 제거하지만 아양은 농약을 주지 않는다. ‘우리는 병충해와 사이좋게 공존한다!’ 풍성해진 석가 표면에 개미와 진드기가 생기지만 이들이 과육을 상하게 하지는 않는다. 아양은 우리에게 씻어서 바로 먹을 수 있다고 알려 주었다. 이런 해충은 석가가 100% 천연 유기물임을 보여주는 ‘홍보모델’인 셈이다.
이곳의 석가는 천연 유기물이라 직접 따도 인체에 무해하지만 알알이 가득 차 있어 손수 따기는 힘들기에 도구를 이용해 잘라내야 한다. 과수원에는 석가나무 외에 몽키바나나, 바나나, 패션프루트, 용과 등도 재배되고 있었다. 과수나무 사이를 오갈 때 비좁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는데, 이는 아양이 나뭇가지가 뻗어 나갈 수 있도록 나무 사이에 널찍한 간격을 둔 덕분이다. 그의 이야기는 숙연해질 정도였다. 아양은 과수원의 이윤 늘리는 방법을 연구한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땅을 위해 노력했다. 한편, 산자락에 위치한 과수원은 기후가 서늘한 탓에 석가의 수확 시기가 늦다. 그들은 강제로 석가가 따지 않고 인내심을 갖고 자연적으로 무르익기를 기다린다. 다 자란 석가는 완숙도가 높아 과실 알알이 매우 달다!
유기 자연 농법으로 재배한 석가는 풍미가 그윽하고 당도와 씹는 맛이 일품이며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불심’이 어떤 맛인지 묻는다면, 이는 아마도 속세의 번뇌를 없애주는 달콤함이자 땅과 사람의 마음을 비옥하게 하는 따뜻함의 맛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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