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타이동현 츠상향 봉명산 어래에 위치한 산따이산화단지(三代三花園區)는 보랑따따오(伯朗大道) 대로를 따라 구불구불한 산길로 약 10분 정도 올라면 도착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이곳에 착하면 산따이산화 제2대 책임자인 라이꾸이루 씨(賴瑰洳) 및 울창한 매화나무숲이 여행객을 가장 먼저 반길 것입니다. 연초에 방문하면 매화가 피는 계절을 만날 수 있으며, 언덕에 가득한 매화는 마치 불꽃놀이를 연상케하는 화려함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 또한 에디터가 이곳을 재방문하게 되는 이유랍니다.
라이 씨의 발걸음을 따라 단지를 산책하다 보면, 온갖 종류의 산나물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백봉채(白鳳菜), 말라바시금치(紅皇宮菜), 일본 비트 사탕무(日本甜菜), 산고주(山苦瓜), 쇠비름(白花馬齒莧) 등 다양한 산나물이 무성하게 자란 것을 볼 수 있답니다. 라이씨는 산나물을 소개하면서 "단지 내의 산나물은 현재 약 10여 종으로 모두 우리가 무독성 무농약으로 직접 재배한 것이고 자발적으로 채소들을 검사기관에 보내서 검수를 받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이 땅에 살았기 때문에 가장 순수한 방식으로 우리를 키워준 땅과 함께 살고 싶습니다."라고 심정을 이야기했습니다.
작은 언덕을 지나면, 산따이산화 단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인 ‘도우푸루(豆腐乳, 발효두부)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손님들이 모두 자리에 앉으면, 라이꾸이루 씨는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제품을 하나씩 여행자들에게 소개를 시작합니다.
기후와 온도는 또우푸루의 발효 속도와 품질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타이둥은 열대 기후에 속하며, 안정된 적절한 온도는 또우푸루의 발효과정에서 또우푸루 성분을 변화시켜 부드러운 식감과 풍미를 이끌어냅니다.
또우푸루를 만들려면 먼저 건조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일반적인 또우푸루는 기계를 사용하여 건조하지만, 산따이산화는 일광건조 방식을 사용합니다. 타이둥의 햇볕 아래서 이틀 동안 천천히 두부의 수분을 제거하여 백옥 같은 건조한 두부 덩어리가 완성됩니다. 이런 종류의 두부는 탄력이 있어, 유리병에 넣을 때 약간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약간의 기술을 활용하면 유리병 안에 차곡차곡 쌓을 수 있답니다.
또우푸루를 만들 때, 바닥에 먼저 두부를 가득 깔은 후, 그 위에 현미로 만든 쌀누룩과 두부를 한 층 한 층 차곡차곡 쌓아 올려야 합니다. 한 층은 두부, 한 층은 쌀누룩으로 채우며, 연한 갈색을 띤 누룩이 유리병과 두부 사이의 간격을 채워주어, 햇빛에 비추면 자연스럽게 연한 황금색을 띠운답니다. 쌀누룩은 전통적인 제조 방식으로 제작 시간이 매우 길지만, 숙성되는 과정에서 나오는 쌀누룩의 은은한 향기는 또우푸루의 맛을 돋보이게 하며 또우푸루의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답니다.
이층으로 두부를 쌓은 후, 순서대로 쌀누룩을 깔고 마지막으로 설탕물과 술을 부어야 합니다. "우리는 사전에 설탕물과 술을 미리 혼합하여 조제했습니다. 또우푸루의 제조 과정에서는 두부, 쌀누룩, 설탕물과 술의 비율 모두 매우 중요합니다. 미리 혼합해 놓으면 참가자들이 더 쉽게 제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최상의 맛까지 보장할 수 있습니다." 라이꾸이루 씨는 설탕물과 술의 비율을 지도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더불어 추가되는 설탕물은 타이둥 츠상의 물을 사용하였으며, 이 지역의 물은 미네랄이 풍부하여 유명한 츠상 쌀을 생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산따이산화의 또우푸루에도 부드럽고 탱탱한 식감을를 가져다주어 독특한 풍미를 가지게 하였습니다.
호박색의 설탕물과 술이 유리병에 가득 차면 뚜껑을 덮어 봉인합니다. 그 후 라벨에 제작일을 적어두고, 3개월간 보관하면 달콤하고 감칠맛이 나는 또우푸루가 완성됩니다.
또우푸루의 제조는 하늘을 공경하는 전통에서 비롯된 것으로 슬로푸드 정신의 발현이기도 합니다. 햇볕에서 말린 두부에 쌀누룩, 술과 설탕물을 더함으로써 보존 기간을 연장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음식의 다양성을 더할 수 있습니다. 식재료에 대한 깊은 연구를 통해 지역 특산물과 결합하는 것은 슬로푸드 식문화의 정신이기 합니다. 라이꾸이루 씨는 또우푸루가 담긴 종이봉투를 우리에게 건네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3개월 동안 보관하면 또우푸루가 맛있게 숙성될 수 있으며, 몇 개월 더 숙성 시키면 더 짙은 풍미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방부제를 첨가하지 않았지만 쉽게 상하지 않으며, 시간이 흐름에 따라 풍부한 감칠맛이 더욱 증가합니다." 이는 제품에 대한 자신감과 타이둥 지역에서 좋은 맛을 담가내는 자부심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또우푸루 체험이 끝난 후, 라이꾸이루 씨는 우리를 데리고 이어서 정원을 산책했습니다. 산책하는 동안 그녀는 정원의 모든 나무와 식물을 소중히 살펴보며 어린 시절 이야기를 떠올렸습니다. "어릴 적에는 학교를 마치고 이 정원으로 달려와서 놀았어요. 그때는 삶이 단순했고, 언덕이나 큰 나뭇잎 하나가 최고의 놀이터였죠. 이 땅은 우리가 계속해서 살아온 곳이었고, 우리는 항상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이 땅을 대우해왔으며, 이 땅이 계속해서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는 정원의 구릉지를 따라 오르막길을 올라 높은 산림지대에 이르렀습니다. 여기서는 츠상의 전원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었으며, 비록 오후의 날씨는 흐릿했지만 부드러운 바람이 불어와서 땅과 자연을 더욱 깊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경험은 마음에 한쪽에 깊은 감동을 남겼으며, 사람을 끌어들이는 토지가 있다 하면 바로 이곳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타이둥의 아름다움은 자연의 풍경뿐만 아니라 성실한 사람들로부터도 나옵니다.
이번 여정을 통해 또우푸루 제조 과정을 체험함으로써, 타이둥이라는 땅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이 땅과 함께 공존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타이둥 사람들만의 방식으로 자연을 중시하며 지속 가능한 환경과 문화를 지키고자 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땅을 존중하며 친절하게 방문객을 맞이하고, 이러한 사람들의 정와 아름다운 풍경은 타이둥에 대한 여행자들에게 끝없는 그리움을 남깁니다.
항상 사람들이 이 땅을 다시 방문하고 싶어 하는 이유는 풍부한 작물, 깊이 있는 문화, 그리고 진심 어린 인간미 때문입니다. 이 모든 것이 바로 타이둥을 매번 방문하고 싶은 곳으로 만들었으며, 이는 슬로 경제의 정신이기도 합니다. 비록 느리지만 깊이 있고, 느리지만 매력적인 이곳. 바로 이러한 방식이 타이둥의 지역사회가 지속 가능한 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슬로 경제입니다.